박완서 님의 책 호미를 사서 한달음에 읽었다.

마치 오아시스를 만난 듯하다. 그만큼 내가 갈증이 있었구나 싶다.

그분의 전원생활도 부럽지만 박완서 님은 어쩌면 이토록 술술 맛깔나게 글을 쓸 수 있을까.

박완서 님은 “돌이켜 보니 자연이 한 일은 다 옳았다”는 제목으로 글을 쓰셨는데 그 말미에 심장이 터질 듯이 격렬하게 행복했던 순간들과 자연의 질서를 긍정하고, 거기 순응하는 행복감을 대비해 놓았다. 앞에 것엔 심장이 싸늘해 질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섞여 있다고 했고 뒤엣 것에는 그런 불안감이 없다고 했다. 과연 난 몇 번이나 심장이 터질 것 같았던가. 아직 살 날이 좀 남아 있기에 그런 일이 내게 천천히 오려나. 하지만 자연의 질서에 순응하는 대목도 어렴풋이 느낌이 오니 난 앞도 아니고 뒤도 아니고 그 사이에서 멍할 뿐이다.

마음을 차분하게 해주고 머리를 맑게 하는 박완서 님의 호미, 굳은 내 정신을 호미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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