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카이 토모아키, 홍이표 역, <사상으로서의 편집자>를 휘리릭 훑어보며

성서신학(경험상 신약이 구약보다 더 많음)을 공부하다가 조직신학으로 넘어가는 경우를 가끔 본다. 귀납적이고 개별적 성서 공부의 끝에 뭉개구름처럼 형성되는 상이 조직신학에서 다루는 주제여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조직신학을 공부하는 이들이 시간이 지나면 뭉개구름의 뒷 모습이나 형성 자취를 알고 싶어한다. 이것은 역사신학으로 넘어가는 시점일 것이다.

이런 관심을 보이는 학자가 바로 후카이 토모아키다. 그는 <사상으로서의 편집자>에서 자기 관심을 재미있게 표현했다. 사상이든 무엇이든 결과물로서의 ‘책’을 붙잡으면 씨름 대상 둘을 만난다. 저자와 편집자다. 저자의 본심은 책으로 드러났다 치고, 편집자의 생각을 들여다 볼 수는 없을까? 이게 후카이의 관심인 것 같다. 그가 판넨베르크 학파의 막내에 속하기에 시간의 자취, 역사, 드러난 사건 이면 등에 대한 관심이 자기 전공과 그 시대(19-20세기 프로테스탄트)와 맞물렸을 때 편집자를 주목하게 한 것 같다.

그는 오늘날 공동저자 역할을 하던 편집자가 대중이 편집자가 된 시대에 들어섰다고 본다. 그는 그래도 역설적으로 사상으로서의 똘똘한 편집자가 요청돼야지 않느냐는 바람을 살짝 드러내며 마무리한다.

이 책이 요즘 나왔다면 AI 편집자를 얘기했을지도 모르겠다. 성서신학과 조직신학을 거쳐 역사신학으로 넘어온 신학자로서 편집자는 AI와 똘똘한 편집자와의 전투를 그려야하는 시대(SF 시대)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