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관, 성서해석학

잘 쓴 책을 만났다. 
박정관의 성서해석학이다. 
1부는 저자가 (성서)해석학을 공부한 결과를 차분히 풀어낸 부분이다. 이걸 바탕으로 성서를 어떻게 볼까가 2부이고, 3부는 구체적인 예를 알려준다(1부만 읽음).

1부 전개에서 흥미로운 것은…
칸트가 인식론을 시작하며 시간과 공간을 세팅했는데, 저자도 칸트처럼 세팅을 한다. 저자는 공간 문제는 스킵하고 시간을 다루면서 그 유명한 아우구스티누스의 시간 이해를 들고 나온다. 현존재는 기억과 회상을 통해 과거로 갔다가 거기서 기대와 상상을 통해 미래로 간다. 저자는 이제 현존재의 언어를 세팅한다. 언어에서는 단어와 맥락이 중요하다.

현존재의 특정한 시간 경험의 스토리(내용)를 적절한 형식(서사)으로 서술하면 현존재의 이해 행동으로 이어진다. 해석이 이뤄지는 거다. 저자는 이를 해석적 직관이라고 한다. 직관이라고 하니 감각적인 느낌 정도만으로 제한하기 십상인데 저자는 가다머의 지평융합, 즉 저자와 독자의 상호 이해 공유를 가리킨다. 어쨌든 성서도 이러한 시공간 여행의 특정 결과물이다.

1부를 읽으며 궁금한 것은…
저자는 기억(과거)으로 가는 회상 순서와 경험 순서의 일치를 두 번 정도 강조한다(45ff). 이 부분을 읽을 때 사람 인식이 꼭 그렇지만은 아닐텐데 싶었다. 계속 읽어가다 보니 서사 순서는 실제 시간 순서를 따르지 않는다고도 한다(127). 이미 회상 자체가 인식 행위(서사적 서술 행위)라고 한다면, 회상 순서와 경험 순서의 일치를 -저자가 든 예가 좋지만- 얘기할 수 있을까?

1부를 읽으며 떠오른 모습은…
배 타고 노 젓는 모습이다. 성서를 읽을 때 보이든 보이지 않든 등장인물들은 노 젓는 사람이라고 들었다(내 스승이 자주 말함). 노는 앞이 아니라 뒤를 보고 저어야 앞으로 죽죽 나간다.